김시윤
김시윤 - F1.4 展 2017.03.28
사진카페옥키()
2017-03-27 ~ 2017-04-08
김시윤 - F1.4 展

김시윤 사진전 - F1.4


전시기간: 2017년 3월 27일 - 4월 8일
장소: OKi - Coffee & Photography ( 서울시 중구 삼일대로4길 19 2층 / 070-4233-2012 )



1.

"그래서 너는 전깃줄에 걸린 꽃이 떠오르는가 보다."

느닷없이 새벽 4시에 나를 꽤나 아끼는 언니가 문자를 보내왔다.
이렇게나 좋은 순간들을 담아와 놓고선, 또 이내 '나는 도대체 이 여행에서 얻은 게 뭐지?'라며 자책하던 나를 들킨 것만 같았다.

"너는 사소한 걸 지나치지 않고 볼 줄 알아서."라는 그녀의 한마디가 내게 얼마나 힘이 되었는지, 차마 부끄러워 고맙다는 말은 하지 못 했다.

2.

여행을 떠나기 1년 전, 새끼고양이 두마리를 데려왔다.
처음 홀로 마주한 타향살이가 견디기 힘들어 많이 울던 시절에 나를 더욱 힘들게 해 고통을 초월한 웃음을 만들어 준 내 가족.

그 둘을 놓고 떠난 여행이었어서일까 스치는 동물마다 애정을 쏟아 한참을 바라보았다.
없는 대화가 큰 위로가 되어 돌아오는 순간들이었다.

3.
배낭, 침낭, 라이너담요. 몇 되지않는 커플 여행소품. 두 달의 아침마다 침낭 커버를 가지고 매일같이 실랑이를 했다.

눈에 보이는 침낭커버가 늘 네것이라고 우기는 네가 참 얄미웠다.

단 한 번도 배낭 테트리스를 잘해내지 못한 네 가방을 싸주다가 매번 그 안에 들어있는 침낭커버를 발견하곤 웃을 수 밖에 없었다.

이것이 내가 네게 줄 수 있는 사랑이 아니었을까.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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